한농연은 금일 정부가 중국과의 마늘분쟁을 해소시키기 위해 중국산 마늘에 부과된 관세율을 조정하거나 마늘 대신 여타 농산물의 수입을 확대해 주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분노와 실망을 금할 길 없다.

정부는 스스로 「긴급수입제한조치」를 정당하고 합법적인 조치라고 하였지만, 이번 방안은 그 조치를 뒤집어 놓은 것으로 정부 스스로가 이미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당당한 협상자세를 견지하지 못한 채 부화뇌동하는 정부의 모습은 450만 농업인에게 다시금 실망과 좌절만을 안겨줄 뿐이다.

마늘은 한국 농업에서 생산액 규모나 농가 수 측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요 품목이다. 생산규모도 1조원에 달하며, 전체 농가의 30%가량인 42만 농가가 마늘을 재배하고 있다.「긴급수입제한조치」로 국내 마늘생산농가를 보호할 만큼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국내 농업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없이 국내 농산물 시장을 중국에 내주겠다고 한다.

한농연은 다시 한번 요구한다. 중국과의 협상과정에서 한 발 물러섬 없이 당당하게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며, 농업포기식의 협상방안을 검토하는 것을 철회해야 한다. 특히, 국내 농업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마련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당부하지만, 최근 정상적으로 농업에 종사할 수 있는 농업인이 드물 정도로 농업여건이 어렵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스스로 자신의 입장을 뒤집고 굴욕적인 협상자세를 견지한다면 450만 농업인의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잊지 않기 바란다.

2000년 6월 16일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