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가뭄으로 인해 농업인들은 그동안 힘들게 지어온 보리를 갈아엎는 등 영농의욕을 잃고 있다. 한농연은 자식처럼 공들여온 한 해 농사를 포기해야만 하는 농업인들의 아픔을 절감하면서 정부가 보상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고 재해보상법 제정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지금까지 농업인들이 보리밭을 갈아엎은 면적은 해남 159ha, 강진 153ha, 진도 88.8ha, 나주 25ha 등 16개 시군 619ha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태이다. 더구나 당분간 가뭄이 계속되어 가뭄피해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보리는 벼농사에 못지않은 주요한 주곡이다. 그러나 정부가 제2의 주곡인 보리농사를 포기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으며, 일반언론의 보도태도 또한 구제역이나 산불사태에만 집중되어 가뭄실태 보도가 미흡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또한 몇 달전부터 가뭄이 계속되었는데도 정부는 수수방관하다 이제야 지원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한다. 더군다나 아직까지도 정확한 피해조사조차 시행되지 않고 있어 농업인들의 심정은 가뭄에 논바닥이 갈라지듯 타들어가고 있다.

이번 가뭄피해는 일부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광범위하고 특히 전남북 지역의 작물생산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이번 가뭄은 기상이변 등에 의해 피해를 보게된 농업재해이며, 정부는 반드시 재해지역으로 인정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정부당국은 피해조사 및 대책수립이 소홀한 데에 농가들의 원망이 높아진 점을 감안하여 지금이라도 피해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수행하여 즉각 보상하고, 현존의 비현실적인 농업재해대책을 농업재해보상법 제정으로 대체하기를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한다.

2000년 5월 10일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