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기자회견문

- 한․미 FTA 2차 협상에 즈음하여 -

금년초 미국과의 FTA 체결문제가 대두된 이래 우리 농어업인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특히 농업의 경우 한․미 FTA가 체결되면 큰 폭의 피해가 불가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정부는 농업부문에 대한 심층적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한․미 FTA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재개되는 한․미 FTA 2차 협상을 바라보는 우리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들은 착잡한 심정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쌀을 포함한 모든 농산물 및 수출입 관리제도의 무차별적 개방을 요구하는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우리 정부가 얼마나 협상력을 발휘할 것이며, 우리 농업과 농촌사회의 위기감을 실질적으로 체감하고 이에 적절히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우리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지난 주 간담회를 통해 한․미 FTA의 협상 전략과 대책에 대해 논의한 끝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정부측에 촉구하고자 합니다.

  첫째, 한․미 FTA는 시한에 쫓겨 졸속으로 진행되어서는 안됩니다. 협상시한과 관련해서 정부는 한․미 FTA가 2007년 6월말에 만료되는 미국의 신속협상권한(TPA)에 맞추어 체결될 수 있도록 2007년 3월을 협상타결 목표시한으로 설정하고 있으나, 우리가 미국 쪽의 일정에 얽매일 필요는 없고 오히려 우리는 이를 공략지점으로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은 철저한 사전준비를 바탕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준비기간없이 즉흥적 졸속적으로 추진되어진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보다 훨씬 개방적이고 자유시장형 경제시스템에 가까운 싱가포르의 경우에도 협정체결까지 2년여의 세월이 소요되었습니다.

  우리의 경우는 한․미 FTA가 조기에 타결되면 현재 진행중인 DDA 협상에서 우리가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는데 불리한 상황이 되는데, 만약 개도국 지위가 상실되면 8조원대의 추가적 피해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한․미 FTA를 서두를 것이 아니라 DDA 협상과 연계하여 추진하고, DDA 협상에 의하여 개방된 농산물 시장을 미국이 차지할 수 있도록 하는 무역전환효과를 이용함으로써 FTA에 의한 추가개방을 최소화 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한․미 FTA는 농어업분야의 중․장기적인 사전대책이 마련된 후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한․미 FTA가 국민경제전반에 이익이 될 수 있다고 하면서 각 분야별 이득과 손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우리 농어업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 충분히 분석하지 않고 명확한 근거자료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미 FTA 체결 시 우리 농어업의 피해는 극심할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이제라도 정부는 한․미 FTA 체결 시 예측되는 농어업의 피해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확고하고 설득력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한․미 FTA로 발생되는 이득이 손실이 발생하는 분야로 보전될 수 있는 시스템을 협상타결 전에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농어업분야의 경쟁력 제고 및 소득보전등 실질적인 지원대책을 세워 농어업과 농어촌종합대책에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한․미 FTA는 우리 농어업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되고 농어업부문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협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쌀은 우리 농업의 기본이며 주식으로서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품목이고, 농가경제에서 농업소득의 50%를 차지하는 중요성이 있는 만큼 양허 제외를 관철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축산물․과일중에서 민감도가 높은 품목도 양허대상품목에서 제외하되 부득이한 경우 장기간의 이행기간 확보 등 다양한 양허 전략으로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제도적 측면에서 특별긴급관세제도(SSG)는 관세 철폐로 수입이 급증하는 품목에 대한 안전장치로 필요한 제도이므로 반드시 관철해야 할 것이고, 절차적 측면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쿼터관리제도(TRQ)와 위생 및 검역조치(SPS)도 우리 농업의 보호를 위해 최대한 재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한․미 FTA는 협상과정, 미국의 요구사항 등 정부측의 정보를 국민들이 공유하여 국민적 합의하에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보 수요와 협상전략 사이에 상충성 문제가 있으나 부정확한 정보에 기인한 농어업인들의 불안감과 혼란을 최소화하여야 합니다. 협상내용의 공개는 찬성이든 반대든 민간의 검토를 의미하는 것이고, 국민적 합의를 거치는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양국의 초안을 공개하면 미국 초안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민간의 전문가들이 일일이 지적할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초안의 공개가 외교적 문제를 야기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미국은 업계, 의회, 무역대표부 사이의 공조가 법률로 확보되어 있습니다.

  다섯째, 한․미 FTA의 영향분석, 국내대책 마련, 협상진행등에 대해 이해당사자인 농업인 등의 참여가 철저히 보장되어야 합니다. 미국이 제1차 협상에서 관심품목 및 업계의 강한 시장개방 요구를 제시한 바와 같이 우리도 농업계의 시장개방 반대입장을 미국측에 충분히 전달하여 양허안에 최대한 반영해야 합니다. 또한 협상과정에서 국회와 사전에 긴밀히 조율함으로써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 일동은 이상의 사항들이 충분히 반영되거나 고려되지 않은 채 한․미 FTA가 추진된다면 그 결과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합니다.

2006. 7. 10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권 오 을	위  원   홍 문 표 (한나라당 간사)
위  원   김 우 남 (열린우리당 간사)	위  원   김 광 원
위  원   우 윤 근	위  원   김 영 덕
위  원   이 영 호	위  원   김 재 원
위  원   조 경 태	위  원   김 형 오
위  원   조 일 현	위  원   이 강 두
위  원   최 규 성	위  원   이 방 호
위  원   한 광 원	위  원   신 중 식
위  원   김 낙 성	위  원   강 기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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